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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이작 싱어

2005.08.11 (12:45:50)

 

요즘 사람들은 그저 쓰레기일 뿐이오

‘허영 속의 허영
’ 모든 것이 다 소용이 없고 공허했다.
오늘은 살지만,
내일 죽는다.
우린 우리 자신의 그림자를 쫓고 있는 걸까?
그는 거리를 오가는 늙고 젊은 남자와 여자들을 둘러 보았다.
그들은 탐욕스럽고, 심각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마치 그들 모두가 어떤 실수를 저질렀으나,
아무도 어떻게 그 실수를 바로잡아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들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불만스러울 것이다.

-아이작 싱어, 박원현 역, <인간쓰레기>, 1992, 고려원, 115쪽-


* * * *


“인생은 무덤 위에서의 춤이다”(39쪽)라는 어머니의 말씀처럼 인생은 허영의 춤을 추고 있는 것입니다.

“말라버린 이 육체가 얼마나 오래 이 지상을 방황해야 할까? 누구도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이렇게 부서진 사금파리조차도. 6개월 만에 그가 죽는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그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237쪽)

어떤 점에서 이른 바 정직한 사람들이 창녀나 도둑이나 뚜쟁이들보다 낫다는 말인가?(91쪽) 인간은 죄악에 너무나 깊이 빠져서, 더 이상 회개가 불가능한 존재라는 걸 잘 깨닫지 못한다는 겁니다(57쪽).

“그는 전 생애를 사기와 도둑질에 바쳤다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어렸을 때 그는 부모에게서 훔치거나, 때로는 낯선 사람에게서도 훔친 적이 있었다. 나중에 그는 도둑이 직업이 되었다. 그러다가 그는 사랑을 훔치기 시작했고, 그 밖에도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이면 어느 것이나 다 훔치기 시작했다”(212쪽).

인간이란 자신이 도둑이면서도 털리는 것을 끔찍히도 두려워하는 맥스와 같은 존재입니다(12쪽).

“사람에겐 자기 자신이 가장 나쁜 적이다•••••열 명의 적도 단 한 사람이 자신에게 하는 짓을 다 하지 못한다”(151쪽).

* * * *

“우린 사람이지 동물이 아니야”(136쪽)라고 외치며 사람답게 살려고 발버둥치지만, 하는 짓거리를 보면 무슨 악마 같은 게임에 말려든 것 같습니다(151쪽).

“요즘 사람들은 그저 쓰레기일 뿐이오. 욤 키푸르에는 교회에 가지만, 그 다음날 아침이면 제멋대로예요, 아마 저 세상에서야 우린 진실을 배우겠죠”(294쪽).

‘살아가는 것은 전쟁이다’라는 격언을 위로삼으니, 세상 만사는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법입니다(249쪽). 세상에서 이보다 더 역겨운 일은 없을 겁니다(301쪽).

“사람이 어떻게 죽이는지를 배우고 있구먼. 사람들은 서로를 죽여야 하는 것 같아. 조만간 사람들은 너무나 타락한 나머지 감금이라도 되지 않으면 안 될 거야”(290).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죠? 우린 좋은 일을 하라고 보내어진 것이지, 나쁜 짓 하라고 보내어진 게 아니겠지요(113쪽). 사람은 가질 수 있는 것은 가지는 게 낫다고 하지만, 정작 자기가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91쪽)

“죽음이란 너무 늦은 법은 없다. 그리고 만약 하나님이 있으면? 악마는? 천국은? 지옥은? 아마도 그가 죽은 다음날 그는 하나님 앞에 서야 할 것이다•••••”(89쪽).


해설

1 인생은 무덤 위에서의 춤이다

맥스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늘 “인생은 무덤 위에서의 춤이다”(39쪽)라고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하며, 무얼 해야 할까 하고 망설입니다. 한때 도둑이었으면서도 털리는 것을 끔찍히도 두려워하는(12쪽) 그는 오십이 가까워지면서 늙어간다는데 공포를 느낍니다(13쪽).

“이제 어디로 가지?”(17쪽)

맥스는 어렸을 때부터 훔치기 시작하여 전 생애를 사기와 도둑질에 바쳤습니다(212쪽). 사랑을 훔치기도 한 그는 음모와 거짓말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었는데(212쪽), 열일곱 살난 아들이 갑자기 죽자 공포를 느끼고, 마음을 안심시키려고 호주머니에 총을 넣어가지고 다닙니다(13쪽).

“죽음의 천사가 당신을 쳐서 넘어뜨릴 준비가 되어 있으면 돈이 무슨 소용인가? 눈 깜짝할 새에 묘지로 옮겨진다면 인생의 즐거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225쪽).

평생을 부정한 방법으로 살아왔던 맥스가 마지막 순간에 개관천선한다는건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그는 지옥에 대한 두려움과 양심으로 갈등하지만, 악마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148쪽).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이기적이며 자기 자신에만 몰두할 수 있는 것일까? 심지어 야문인과 도둑들도 가족에 대한 애정은 있는데, 나는 완전한 악당이란 말인가?”(253)

맥스가 악의 찌꺼기로 타락한 것은 돈과 성에 대한 허영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인생이란 가난과 부 사이에 오가는 허영의 추와 같은 것인가 봅니다.

“‘허영 속의 허영’ 모든 것이 다 소용이 없고 공허했다. 오늘은 살지만 내일 죽는다. 우린 우리 자신의 그림자를 쫓고 있는 걸까? 그는 거리를 오가는 늙고 젊은 남자와 여자들을 둘러 보았다. 그들은 탐욕스럽고, 심각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마치 그들 모두가 어떤 실수를 저질렀으나 아무도 어떻게 그 실수를 바로잡아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들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불만스러울 것이다”(115쪽).

인간 욕구의 위계는 성보다는 돈이 우선이니, 돈으로 보면 세상에는 부자와 빈자, 두 가지 부류의 인간들만 있는 듯합니다. 부자는 더 많은 허영을 바라지만, 많은 빈자는 굶주림으로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바라지요.

“올바른 세상에서는 누구도 굶주림으로 고통받지 않고, 올바르지 않은 곳에서는 몇몇 착취자들과 흡혈귀 같은 존재들만 빼고 모두가 고통을 당해요”(48쪽).

가난을 부자 탓으로 돌리며 선동하는 악당들도 있어 쓴소리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착취하는 부자도 있겠지만, 부자들을 흡혈귀로 몰아 타도하려는 이데올로지스트가 더 흡혈귀 같은 존재이지요. 그들 또한 도둑놈 집에 들어가서 도둑질 하는 도둑놈과 다를 바가 없는 겁니다.

“러시아 돼지의 눈에는 모든 게 죄악이지요”(37쪽).

돈에 굶주린 자는 교활한 노예로 전락할 수 있는 겁니다(224쪽). 이 또한 돈에 대한 허영인 게지요. 부자는 빈자 위에 군림하는 허영을 즐기는 것이고…

“수중에 돈이 있는 자가 이 땅의 주인이지. 지불할 수 있는 자만이 명령할 수가 있는 법이야”(17쪽).

자기가 만든 빵조차 먹을 수 없는 사람들에겐 빵 한 조각도 사치인 것입니다. 가난의 문제는 20세기초로 끝난 것이 아니며, 이 지구상에 가난한 사람들이 없을 때는 절대로 없겠지요(49쪽).

“땅을 갈고 딴 사람들이 먹는 빵을 만드는 곡물을 수확하는 사람들에겐 빵 한 조각도 사치예요. 최소한의 교육도 자식들에게 못 시켜요. 가르치는 게 있다면 십자가에 입맞추라는 거예요”(50쪽).

가난한 자가 기대할 수 있는 건 교육이라고 믿지요. 교육은 전부가 아니라, 단지 하나의 가능성일 뿐입니다. 신앙심이 깊은 아버지는 동전 한 닢 탁탁 털어서 맥스를 학교에 보냈지만, 그는 배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일찍 소녀들에게 눈길을 돌려 열다섯에 사랑의 도피를 했던 것입니다(89쪽). 맥스와 같은 아이는 적지만, 교육에 너무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되겠지요.

“돈이 엄청나게 들지만 우린 교육을 믿는답니다. 돈은 잃을 수 있지만 머릿속의 지식은 남지요”(264쪽).

사람들이 말하듯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지요(261쪽). 사람은 파리보다도 가치가 없는 존재랍니다(293쪽). 무덤 위에서 춤추는 인생, 독자께서는 어떤 춤을 추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시지요.

“말라버린 이 육체가 얼마나 오래 이 지상을 방황해야 할까? 누구도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이렇게 부서진 사금파리조차도. 6개월 만에 그가 죽는 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그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237쪽)

2 무슨 악마 같은 게임에 내가 말려든 것일까?

사람이 얼마나 미칠 수 있을까?(284쪽) 사람들은 미친 짓, 미친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243쪽). “사람이 어떻게 죽이는지를 배우고 있구먼. 사람들은 서로를 죽여야 하는 것 같아. 조만간 사람들은 너무나 타락한 나머지 감금이라도 되지 않으면 안 될 거야”(290쪽).

탈무드에서 이르기를 악령이 들어가지 않는 한 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했는데(112쪽), 모든 피조물 중 인간만이 유독 악한 걸 보면, 이는 분명 악마들이 장난치고 있는 겁니다(25쪽).

“내가 왜 이럴 필요가 있지? 무슨 악마 같은 게임에 내가 말려든 것일까?”(151쪽)

맥스는 자기가 하는 짓이 목숨을 걸고 있음을 깨닫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그는 어디를 가건 리볼버 권총을 가지고 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216쪽). 그는 악마와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겁니다.

“모든 게임들처럼 이것도 게임이야”(216쪽).

맥스도 지옥을 두려워하며 착하게 살고 싶어하는 의지도 있었습니다. 다년간 그는 존경받는 생활을 해 왔고 로셰과의 결혼 생활도 만족하며 그녀가 완벽하게 그를 좌지우지하고 있어 다른 여자들에 대해서는 흥미를 잃어버렸었는데(14쪽), 아들이 갑자기 죽었습니다. 악마는 그것을 계기로 그를 폴란드에 밀어넣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한 겁니다. 그는 한 번 죽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갈기갈기 찢어져 죽어야 할 정도로 자신이 사악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149쪽). 그는 알면서도 악마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거지요.

“악마를 물리쳤다고 생각하면, 악마는 혀를 쏙 내밀거든”(219쪽).

그는 악마의 노리개로 살았던 것입니다. 인생을 지나오고 나니, 뭔가 보이는 겁니다. 그는 단지 하나의 즐거움밖에는 없었고, 그것을 즐기고자 했을 뿐인데…(237쪽)

“모든 것이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맥스는 공포가 뒤섞인 어떤 경건함에 사로잡혔다. 맥스, 그는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하여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르며 바르샤바에 온 것이다. 그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303쪽).

3 사람들은 그저 쓰레기일 뿐이오

순진난만한 하녀 바샤는 자기를 창녀로 팔아먹으려고 수작을 부리는 맥스를 좋으신 분이라고 말합니다. 비록 그는 썩었으나 그의 내부 감추어진 곳에는 정직한 본성, 즉 죽음의 날과 다가올 지옥에 대해 생각을 하며 공포에 떠는 도덕성도 있었던 겁니다(129쪽).

“난 좋은 사람이 아냐. 나도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하는 거지. 나는 사업이 있고 사람이 필요해”(135쪽).

슈무엘의 정부인 레이즐은 맥스에게 일확천금을 벌 수 있는 뚜쟁이 사업을 하자고 설득합니다. 맥스가 여자를 설득할 수만 있다면 여자들을 공급해 줄 수 있다면서(123쪽), 모든 것을 기술적으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122쪽).

“남자는 그 여자들과 사랑에 빠져 있는 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남자라면 입맞추어 주어야 할 여자와 때려야 할 여자를 구분할 줄 안다”(123쪽).

소녀 같은 열정으로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레이즐의 이야기를 들으며, 맥스는 생각합니다.

“여자란 백 명의 남자와 상대하고도 여전히 어리석은 소녀인 채로 있을 수 있구나”(124쪽).

사람들은 남자들이 나쁘다고 하지만, 여자가 사악해지면 천 명의 남자보다 더하다고 합니다(198쪽). 여자의 정직을 믿고 있다면 어리석다 하겠지만, 남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겁니다(161쪽).

“우린 선택의 여지가 있는가? 여자들 없이 이 세상은 가라앉고 말걸”(161쪽).

슈무엘은 레이즐이 맥스와 가깝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여자에게 모든 걸 다 주어도 고맙다는 말도 못 듣고, 여자에게서 뭔가 바라느니 차라리 무덤에 누워 있는 게 더 낫다고 합니다(293쪽).

“여자가 유혹에 넘어가면 금방 창녀가 되어 버렸소”(293쪽).

맥스는 수십 년 동안 여자들과 관계했음에도 여자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그들은 다 마찬가지였지만, 또한 다 달랐다. 겉보기에는 이성으로 모든 것을 하는 듯 했으나, 사고의 방법은 특이했다”(197쪽).

맥스는 레이즐에게 분노합니다. “네가 인간이라고? 넌 벌레만도 못해.” 그녀를 밟는 것마저도 구역질이 난다고 합니다(297쪽).

“문제는 네가 돼지고 암캐라는 거야. 너 같은 걸 죽이는 건 선행이야. 너한테는 그냥 죽는다는 것이 너무 큰 명예야. 넌 빈대처럼 으깨어져야 해”(296쪽).

레이즐은 자기가 무덤에 있어도 난 여전히 여자일 거라고 하네요(299쪽). 맥스가 레이즐보다 더 악하면 악했지, 나을 거라곤 아무 것도 없습니다(300쪽).

“내가 타락시키는 사람인가? 내 자신 타락한 사람이잖아”(198쪽).

맥스는 스스로의 말에 놀랍니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진실을 불쑥 내뱉은 것인지 자신도 알 수가 없었던 겁니다(110쪽). 맥스는 자선금을 기부하고 나름의 방법대로 정의를 추구하였으며, 모든 죄악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위험할 때마다 즉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162쪽).

“요즘 사람들은 그저 쓰레기일 뿐이오. 욤 키푸르에는 교회에 가지만, 그 다음날 아침이면 제멋대로예요, 아마 저 세상에서야 우린 진실을 배우겠죠”(294쪽).

하는 짓거리를 보면 뇌가 없는 인간 특종 같지요. 인간은 모든 일을 아무 생각 없이 하나 봅니다(299쪽). 세상에서 이보다 더 역겨운 일은 없을 것인데(301쪽), 그러한 일들을 아주 잘 했다는 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이 모든 일을 겪고도 내가 그녀에게 돌아간다면 난 정말 사람도 아니야. 난 다만 걸레일 뿐이야. 왜 드지카 가에다 방을 얻었을까? 난 그냥 미쳤을 뿐이야”(300쪽).

사람이란 몇 년 동안이나 굶주렸다가도 한끼만 만족스럽게 먹으면 배가 부른 법입니다(217쪽). 영특한 독자께서는 수만 가지 악을 행하고서 한 가지 선으로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지는 않는지요.

“어떤 점에서 이른 바 정직한 사람들이 창녀나 도둑이나 뚜쟁이들보다 나은가?”(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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