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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셰익스피어

2005.07.06 (05:56:30)

 

사랑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

비천하고 사악해서 아무 가치 없는 것도
사랑은 적절한 형태와 훌륭한 가치를 가진 것으로 바꿔 놓는다.
사랑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
그런 이유에서 날개 달린 큐피드는 장님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 마음에서는 분별심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날개는 있으되 눈이 없으니,
이거야 말로 물불로 가리지 않고 덤빌 형상이다.
그래서 사랑의 신은 어린아이라고 하는 것이다.
선택을 했다 하면 번번이 속아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니 말이다.
악동들이 놀이하면서 함부로 거짓 맹세를 하듯이,
어린아이인 사랑의 신도 도처에서 거짓 맹세를 한다.
-셰익스피어, 이덕수 역, <한여름 밤의 꿈>, 형설출판사, 1996, I. i. 232-


* * * *


인간들이란 참 어리석은 것들입니다!(III. ii. 115). 남자의 욕망은 이성의 지배를 받는 법이라고 하는데, 그 이성은 이 아가씨가 더 훌륭한 규수라고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II. ii. 114).

“이제 인간으로서의 판단 능력이 정점에 도달해서, 이성이 내 욕망의 안내인이 되어 나를 아가씨의 눈에게로 인도해주고 보니, 그곳에서 나는 읽는 바이오, 사랑의 가장 풍부한 책 속에 쓰여 있는 사랑 이야기들을”(II. ii. 118).

인간의 사랑이란 이성적 판단능력이 거의 없는 듯 합니다(III. i. 137). 사랑이 가라고 밀어내는데, 누가 머물러 있을 수 있겠습니까?(III. i. 184)

“제 눈은 그대의 모습을 보고 황홀해졌습니다. 그대의 아름다운 미덕의 힘이 제 뜻과는 상관 없이 저를 감동시켜서 첫눈에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하게, 맹세하게 하고 있사옵나이다”(III. i. 134).

사랑에 빠진 자마다 온통 흉측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걸 보면, 사랑의 영약(love potion)인 꽃즙이 눈에 살짝 발라져 있는가 봅니다(II. i. 257).

“그대가 깨어났을 때 그대가 보는 것을, 그대의 진정한 애인으로 잘못 알고, 그자에 대한 애정 때문에 애태워보아라”(II. ii. 26).

* * * *

한 여름 밤의 꿈속에서라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을 만난다면, 너무나 황홀하겠지요. 앞뒤가 뒤바뀌어 모든 것이 뒤죽박죽으로 되는 것을 무엇보다도 제일 즐기는 심술꾸러기 꼬마 요정 퍼크를 조심하셔야 합니다(III. ii. 120).

“그대가 깨어났을 때, 눈 앞에 나타나는 것, 바로 그것이 그대의 애인이 될 것이로다. 어떤 흉측한 것이 가까이 있을 때 깨어나라”(II. ii. 31).

연인들과 광인들은 머리 속이 들끓고 있고, 터무니 없는 환상으로 가득차 있어서 냉철한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 이상을 꾸며냅니다(V. i. 4).

“내가 꿈을 꿨던 거야. 인간의 힘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런 꿈을 해몽하겠다고 덤비는 놈은 당나귀 같은 바보일 뿐이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내가-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내가 생각하기로는 내가-그리고 내가 생각하기로는 나는-그러나 내가 생각하기로는 나는 어쩌고”(IV. i. 204).

“이 보잘것없고 허황된 연극은, 한낱 꿈에 불과하오니”(V. i. 413).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여! 상상의 나래를 품고 한 여름 밤의 꿈을 즐기소서.

“광인과 연인, 그리고 시인은 모두가 상상력으로 꽉차 있어서, 광대한 지옥이 수용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악마를 보는 자, 그자가 바로 광인이고, 역시 완전히 광기에 사로잡혀 있는 연인은, 까무짭짭한 이집트 여인의 얼굴에서 절세의 미녀 헬렌의 아름다움을 보며, 멋진 강기에 사로잡혀 번뜩이는 시인의 눈은 천상에서 지상, 지상에서 천상까지를 한눈에 훑어보고, 전대미문의 진기한 형상들을 상상력이 구상해내면, 시인의 붓은 그것들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바꾸어, 실체가 없는 공허한 것에 그것이 존재해 있는 장소와 이름을 부여해주는 것이오. 강력한 상상력은 너무도 교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어서, 어떤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 바로 그 즐거움을 가져다줄 어떤 실체를 생각해낸단 말이오. 아니면, 밤에 어떤 두려움을 가져다주는 어떤 것을 상상하면, 나무덤불을 보고 곰을 상상해낸다는 것은 얼마나 손쉬운 일이요!”(V. i. 7).


해설

1 사랑과 결혼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합니다. 주위 사람들, 부모가 특히 반대할 때 결혼한다는 것은 심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드문 일이지만 어떤 연인들은 부모의 권위가 너무나 막강해서 결혼을 포기해야 하기도 합니다.

“잘 생각해 봐라. 아름다운 처녀야. 너에게 네 부친은 하나님과 같은 분이시다. 즉 너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주신 분, 그렇다, 그리고 그분과의 관계로 말하자면 너는 그분이 찍어낸 밀랍인형에 불과한 그런 분이시니, 그 모습을 그대로 두든, 그것을 부셔버리든 그것은 그분 손에 달려있다”(I. i. 46).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훌륭하지만, 부모의 승낙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겠지요(I. i. 53). 연인들은 자기들의 눈으로 봐 주기를 원하며(I. i. 56), 남의 눈으로 사랑할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흉측하게 생각합니다(I. i. 140). 참 사랑의 길이 결코 순탄치가 않다고(I. i. 133) 말하는 라이샌더에게 허미어는 대답합니다.

“참사랑의 연인들이 언제나 그렇게 좌절해왔다고 한다면 그거야 말로 운명이 정해놓은 규칙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옵니다. 하오니 우리 시련에게도 인내하는 법을 가르쳐 주도록 하십시다, 사랑에는 필연적으로 따라다니게 마련인 우울한 생각과 꿈과 한숨, 소망과 눈물 같은 가련한 사랑의 동반자들처럼 그것은 흔히 있는 좌절이기 때문이옵니다”(I. i. 150).

라이샌더는 허미어와 아테네를 몰래 빠져나가기로 합니다.

“우리는 내일 자정까지는 사랑하는 님이라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우리 눈을 굶겨놓을 수 밖에 없게 되었사옵니다”(I. i. 222).

2 사랑의 노래

허미어의 친구 헬리너는 디미트려스를 사랑하고, 디미트리어스는 허미어를 쫓아갑니다. 사랑의 아귀다툼에서 낭만적인 사랑을 느껴보시지요.

헬리너: 내가 아름답다고 했니? 그 아름답다는 말 다시는 하지 마라. 디미트려스는 네 아름다움에 반했다. 아 행복한 미녀로구나! 네 눈은 그분의 북극성, 그분 귀에 넘치는 네 말소리는 밀밭이 푸르고 산사나무 싹이 틀 때 목동의 귀에 들리는 종달새 소리보다도 더 듣기 좋은, 감미로운 음악이다. 병은 옮는 것인데, 아 아름다움 역시 그래서 네 아름다움이 내게 옮았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허미어야, 내가 이 자리를 뜨기 전에, 내 귀에는 네 목소리가, 내 눈에는 네 눈이 옮고, 네 혀에는 네 혀가 가지고 있는 그 감미로운 선율이 옮아 주었으면. 온 세상이 다 내 것이라고 한다면, 디미트려스만 빼놓고, 나머지는 모조리 너에게 넘겨주겠어. 그러니 나에게 가르쳐 주려무나, 어떤 시선으로 보았기에, 그리고 어떤 기교를 썼기에 너는 디미트려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I. i. 181).

허미어: 그분에게 얼굴을 찌푸려보여도 여전히 나를 좋아하는구나.
헬리너: 아 찌푸린 네 얼굴이 내 미소에게 그런 기교를 가르쳐줬으면!
허미어: 그분에게 욕을 해줘도 그분은 나에게 사랑으로 답하는구나.
아 내 기도가 그분에게 그런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면!
허미어: 미워하면 할수록 그분은 그만큼 더 나를 쫓아다니는구나.
헬리너: 내가 사랑하면 할수록 그분은 그만큼 더 나를 미워한다.
허미어: 그분의 어리석은 행위는, 헬리너야, 내 탓이 아니다.
헬리너: 바로 네 아름다움 탓이다, 그 탓이 내 탓이었으면 좋으련만!

헬리너가 사랑하는 디미트려스는 그녀에게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분별력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III. ii. 134). 큐피트가 장님이라는데…

“사귀는 상대에 따라 사람이란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 아테네 시내에서는 나도 저 애만큼 아름답다고들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디미트려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분 외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그분은 알아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분이 실상을 잘 모르고 허미어의 눈에 반했듯이, 나 역시 그래서 그분 인품에 넋을 잃고 있나보다”(I. i. 226).

사랑의 신은 도처에서 거짓 맹세를 합니다(I. i. 241).

“디미트려스가 허미어의 눈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기 애인은 오직 나 뿐이라고 맹세를 우박처럼 퍼부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맹세의 우박이 허미어로부터 발산되는 열기를 받자 그는 허물어졌고, 그 맹세의 우박도 녹아버렸다”(I. i. 242).

셰익스피어가 교묘하게 프랑스를 비하하는 재미있는 표현이 딱 한 줄 있어서 여기에 옮겨 놓겠습니다. 옛날부터 프랑스인은 육체적인 접촉을 엄청 밝혔던 모양입니다. 보는 여자마다 밝히니 대머리가 아주 많았답니다. 그래서 대머리를 감추려고 가발이 나온 것이고, 좌우당간 지금 대머리 총각을 보면 추호도 이런 생각은 하지 마세요.

“어떤 불란서 사람 머리통에는 매독 때문에 머리털이 하나도 없다네”(I. ii. 90).

사랑하는 사람들은 영국 사람의 예절을 본받아야 하겠지요. 요즈음 이성과 사랑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아 이성적 판단능력이 거의 없는 듯하니(III. i. 137), 그러한 신사를 만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점잖은 분이시여, 사랑과 예절을 위해서라도, 인간의 도리로서의 품위를 지키시어, 좀 더 거리를 두고 누우소서, 윤리적으로 건전한 총각 처녀에게 어울린다고 할만큼의 거리 말씀입니다. 그만큼 거리를 두세요” (II. ii. 55).

죽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할 수 없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개라도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질 겁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저는 도련님을 그만큼 사랑하옵니다. 저는 도련님의 스파니엘개인지라, 디미트려스 도련님, 도련님께서 때릴수록 저는 도련님을 따를 것이옵니다. 저는 다만 도련님의 스파니엘개로 취급하시어, 발로 차시고, 때리시고, 무시하시고, 잊으셔도 좋사옵니다. 보잘 것 없는 계집이오나, 다만 도련님 곁에 있는 것만 허락해주시옵소서. 도련님 애정 가운데서-제게는 지극히 귀한 지위이기는 하오나-도련님의 개 다루듯 저를 대해달라는 것보다 더 비천한 그 어떤 지위를 달라고 간청할 수 있겠사옵니까?”(II. i. 202)

사랑이란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강력한 상상력을 가진 시인은 교묘한 마력으로 연인들을 환상의 나라로 데려간답니다. 지금부터 한 여름 밤의 꿈을 즐겨 보시지요. 이 보잘것없고 허황된 연극은, 한낱 꿈에 불과하더라도 말입니다(V. i. 413).

“극이란 아무리 훌륭해도 그림자에 불과해서, 아무리 보잘것없어도, 상상력으로 그 결함을 보충해보면 괜찮아지는 법이오”(V. i.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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