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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

 
저자 입센

2005.06.30 (07:04:34)

 

그걸 몇 백만이나 되는 여자들은 해왔어요

다만 마음이 들뜨고 재미있었다고나 할까요?
당신은 언제나 제 응석을 받아 주셨어요.
하지만 이 집은 놀이터에 지나지 않았어요.
친정 아버지가 저를 어린 인형으로 취급했다면,
당신은 다만 저를 큰 인형으로 취급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이번에는 아이들이 또한 저의 인형이 되었어요.
아이들이 제가 놀아주면 기뻐하듯이,
저는 당신이 놀아주셔서 기뻤던 거예요.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결혼이었어요.
-입센, 이경석 역, <인형의 집>, 홍신문화사, 1995, 122쪽-


* * * *


몇 백만이나 되는 여자들은(127쪽) 이 세상의 무엇보다도 사랑하고 있었던 까닭에(113쪽), 사랑하는 이가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합니다(53쪽). 죽을 각오를 하면서 남편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노라에게 헬메르는 말합니다.

“노라,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밤이나 낮이나 기쁘게 일할 수도, 또한 어떠한 고생이나 가난도 참을 수 있어.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명예를 희생하는 남자는 없어”(127쪽).

헬메르는 자기 아내 노라가 노래부르는 귀여운 종달새, 언제나 낭비만 하고 있는 놀고 먹는 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17쪽).

“이 돈 먹는 새는 귀여운 대신 돈을 굉장히 많이 먹는단 말이야. 이런 새를 키우려면 상당히 돈이 들어”(18쪽).

노라는 살아서 행복하게 있다는 것은, 정말 근사한 일이라 말하면서(26쪽), 자신은 행복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장에 갇혀 노래부르던 종달새는 자기가 헬메르의 소중한 인형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128쪽).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막연하게 행복하다고 생각만 했지,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어요”(121쪽).

* * * *

노라는 힐메르에게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귀여운 인형을 가지고 노는 단지 하나의 놀이에 불과했노라고 합니다(120쪽). 자기는 단지 인형으로 길들여져 있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친정에 있었을 때는 아버님은 무엇이든 자기 생각을 제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저도 자연히 똑 같은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어쩌다 다른 생각을 가질 때가 있어도 저는 그것을 감추고 말았죠. 아버님이 기뻐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버님은 저를 인형이라고 부르면서 마치 인형과 노는 것처럼 저와 놀아주신 거예요. 그러다가 당신에게로 시집오니••••”(121쪽).

노라는 자기의 인생이 아버지 손에서 남편 손으로 인계되어, 남편에게 재롱을 떨거나 노리개가 되어서 그걸로 목숨을 이어온 거라는데(121쪽), 헬메르는 여자의 인생은 여자에게 부여된 신성한 의무, 당신의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의무를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설득합니다. 이에 노라는 그와 똑 같은 또 하나의 의무가 있다고 합니다(124쪽).

“저 자신에 대한 의무예요”(124쪽).

노라는 힐메르에게 한 줄기 기적을 바랬던 겁니다. 힐메르가 사랑하는 자기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기를(127쪽). 결국 노라는 인형의 집을 떠나버리게 되고, 힐메르는 한 가닥 희망을 떠올립니다.

“그래, 그 기적 중의 기적이 일어난다면!”(130쪽)

해설

1 남자의 유형 – 헬메르형

노라의 남편 헬메르는 일류 변호사로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며, 정직하고 청렴결백하며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사회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남자의 전형입니다. 아마 여자들이 최고의 남자로 생각하는 헬메르에 대한 입센의 인물상을 독자께서 느껴보시지요.

“여전히 당신은 마음이 들떠 있군. 가령 내가 1000크로네를 빌려오고, 그것을 당신이 크리스마스 사이에 다 써버렸다고 해. 그런데 섣날 그믐날 밤에 내 머리에 지붕에서 기왓장이 떨어져, 내가 쓰러지기라도 한다면•••••”(15쪽).

헬메르의 결벽성과 완벽주의는 아내에게 불편하기 짝이 없고 피곤하게 하는 일이지요. 그에게 여자란 놀고 먹는 새, 언제나 낭비만 하고 있는 새로 보이는 것이지요(17쪽). 이 돈 먹는 새가 귀여운 대신 돈을 굉장히 많이 먹는다는 헬메르의 말에 노라는 여전히 만족한 듯이 콧노래를 부르며 싱글벙글하며 대꾸합니다.

“이것 보세요, 우리들의 종달새나 다람쥐에게 얼마나 돈이 많이 드는지, 당신은 모르세요?”(18쪽)

헬메르의 합리적이며 명석한 법률적인 두뇌는 노라의 습관의 원인을 유전적인 것이라고 단정합니다.

“당신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당신 아버님 꼭 닮았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손에 넣으려고 하면서도, 그게 손에 들어오면, 이내 손가락 사이로 흘려 버리고 말지. 무엇에 썼는지, 자기도 모르고 있어. 아무튼 당신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혈통의 문제지. 그래, 이건 분명히 유전이야, 노라”(18쪽).

남에게 신세지는 것, 특히 빚지는 것을 커다란 수치로 생각하는 남자, 그런 자존심은 그에게는 이혼 사유가 된답니다. 빚을 진다는 것이 문제이겠지만 그것 때문에 괴롭고 부끄러워서 이혼해야 한다는 것은 더 큰 문제이겠지요.

“그 이는 이런 일엔 아주 엄하거든요! 게다가 남자로서의 자존심이 강한 토르발은 조금이라도 나에게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게 되면, 얼마나 괴롭고 부끄러운 생각을 하겠어요. 그야말로 우리 사이는 끝장이 나고, 모처럼 이루어진 행복한 가정이 끝나고 말죠”(32쪽).

헬메르에게 아내란 노래하는 귀여운 인형이었던 겁니다.

“이제부턴 내 귀여운 작은 새는 절대 그런 일을 해선 안돼요. 작은 새란 것은 깨끗한 주둥이로 노래나 부르는 것이지, 꾸며낸 소리 따윈 내서는 안돼는 거예요”(54쪽).

사람이 부주의로 죄를 지었는지도 모르니까, 한번쯤 그런 일을 했다고 해서, 그걸로 인간을 단죄할 만큼 비정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56쪽) 헬메르가 과연 비정하지 않은지는 분석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런 죄를 저지른 인간은 어느 쪽을 향해서도 거짓말을 하거나, 본성을 감추거나 해서 남 앞에 자신을 꾸며대고 있어야 해. 가까운 사람들, 예를 들어 자기 아내나 자식들 앞에서조차 가면을 쓰고 있지 않으면 안되지. 여보, 아이들에게 있어 이만큼 나쁜 일이 또 있겠어?”(57쪽)

이 세상의 무엇보다도 헬메르를 사랑하고 있었던 까닭에(113쪽) 남편을 살리기 위해 돈을 빌렸던 노라는 헬메르에게 귀여운 종살새가 아니라 한심한 인간이었던 것입니다(114쪽).

당신은 이걸로 내 일생의 행복을 파괴해 버렸어. 내 장래를 매장하고 말았어. 아아, 생각만 해도 끔찍해. 나는 이제 양심을 잃은 인간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말았어. 그놈은 나를 제멋대로 조정할 수가 있어.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마음대로 나를 들볶거나 명령을 할거야. 그래도 나는 싫다고 말할 수 없겠지. 경솔한 여자 때문에 나는 이런 한심한 처지에 빠져버리고 결국은 파멸해 가는 거야!”(115쪽).

8년 동안 내 기쁨이기도 하고 자랑이기도 했던 여자가 위선자, 거짓말쟁이, 아니 더욱더 나쁜 범죄자였다(114쪽)고 탄식하는 헬메르가 그다지 정직했던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겁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놈을 설득해 볼 생각이야! 어떻게든 이 사건을 무마시켜야 해. 그리고 당신과 나와의 관계는 전과 다름없는 것처럼 꾸며야 해. 하지만 물론 세상 사람들 앞에 그렇게 보이기 위해서야. 당신은 이대로 이 집에 있어야 해. 그러나 아이들 교육은 맡길 수 없어. 맡길 용기가 없어. 아아. 그렇게도 사랑해 왔던 당신을 향해 이런 말을 해야 하다니! 아무튼 이런 말하는 것도 오늘뿐이야. 이제부터 행복이란 바랄 수 없고 남은 것은 부서진 조각을 긁어 모아, 겉치레로 꾸며나갈 뿐이야”(115쪽).

그에게는 아내나, 사랑이나, 돈이 아니라, 오로지 명예 밖에 없었던 겁니다. 결혼한지 벌써 8년이나 되었지만, 남편과 아내로 진지하게 얘기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120쪽). 노라는 자기가 잘못된 취급을 받아왔노라고 말합니다.

“당신들은 결코 저를 사랑하시지 않았어요. 단지 저를 귀여워하는 것을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고 계셨던 거예요”(120쪽).

사회적으로 가장 명예로운 남자, 가정적으로 성실하게 보이는 남자가 별로 매력이 없지요? 여성 동포 여러분! 이런 남자와 살면 숨이 막혀 질식하고 말 겁니다. 그래서 노라는 가출하게 되는 거지요. 노라는 8년 동안이나 꾹 참고 기다렸던 겁니다(126쪽). 사랑의 기적을. 그러나 노라는 사랑보다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한 남자를 보았을 뿐입니다.

“노라,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밤이나 낮이나 기쁘게 일할 수도, 또한 어떠한 고생이나 가난도 참을 수 있어.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명예를 희생하는 남자는 없어”(127쪽).

2 남자의 유형 – 랑크형

헬메르의 유일한 친구 랑크는 의사로 병에 걸려 죽게 될 운명에 있습니다. 남의 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자기 자신에 대해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가장 비참하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제 환자 중에 가장 비참한 건 저 자신이에요. 요즘 며칠 동안 저는 제 신체 내부의 종합 검사를 해 봤어요. 파멸이에요. 아마 한 달도 못 가서 나는 묘지에 묻혀서 썩어갈 겁니다”(73쪽).

랑크는 자신의 말처럼 어떻게 하든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현대의 일반적인 관념 때문에 살고 있는 겁니다(36쪽).

“아무리 사는 것이 비참하다 해도, 할 수 있는 한 고통을 오래 견뎌 내려고 하니까요. 내게로 오는 환자도 모두 그래요. 도덕상의 환자까지가 그러니까요”(37쪽).

도덕상의 환자야 의학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데, 그래도 그들 역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저 놈은 맘속까지 썩어빠진 놈이오. 그런데 그런 놈조차,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으시대는 것 같은 말을 하니까”(37쪽).

랑크는 죽기 전에 자기가 노라를 사랑한다는 것을 말하려고 마음 속으로 맹세하고 있었습니다. 노라는 그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노라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할 때, 노라는 일부러 그렇게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79쪽).

“하지만 그런 것을 입에 담으시다니, 그런 것은 구태여 말씀하실 필요가 없는 얘기에요”(78).

사랑하는 남자는 여자의 행동이 언제나 혼란스러운가 봅니다. 여자의 행동이 의심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 때문에 언제나 착각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걸 착각하고 엉뚱한 짓을 해 버렸지요. 당신이란 사람은 내겐 수수께끼입니다. 때때로 나는 이런 마음을 가졌어요•••• 당신은 나와 같이 있는 것을, 헬메르와 같이 있는 것만큼이나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죠”(80쪽).

노라야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언제나 얘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도 있다는(80쪽) 말로 어물쩍 넘어갑니다. 파티가 끝나고 랑크는 힐메르의 집 문을 두드립니다. 마지막 밤은 유쾌하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 세상의 즐거움은 맘껏 맛보라. 여하튼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될 수 있는 대로 오래 즐겨야지”(107쪽).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삶을 홀로 노래하는 랑크는 자기의 죽음은 사랑에 대한 담보였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에선 무엇이든 보상 없이는 지낼 수 없네”(109쪽).

랑크는 힐메르의 우편함에 이름 위에 먹으로 십자가를 그려놓은 명함을 남기고 떠납니다. 사망 통지서 같이.

“그 명함을 넣고 가면 그게 이별의 인사래요”(111쪽).

떠나버리는 남자(랑크)에게, 떠남긴 남자(힐메르)에게 노라는 아주 냉정합니다. 그게 여성의 본능인지 모릅니다. 떠나는 남자는 보내고 남아있는 남자나 붙들어야겠지요.

“어차피 그렇게 결정된 바에야, 아무 말도 않고 죽어가는 게 가장 좋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당신?”(112쪽).

노라가 랑크에게 별 관심 없는 것처럼, 고상한 사랑을 즐기는 남자는 여자에게 별 매력이 없을 겁니다. 사실 시급하게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도덕적으로 부패한 사람뿐만 아니라, 건전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입니다.

“바로 그겁니다. 그런 사고가 이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병원으로 만들고 마는 거지요”(38쪽).

3 남자의 유형 – 크로그스타형

랑크는 변호사였던 크로그스타란 인물은 무엇이든 부지런히 남의 도덕적인 부패를 냄새 맡으면서 다니고, 그러다가 그런 인간을 찾아내면 그것을 자기 권한 안의 뭔가 유리한 지위에 밀어넣어 주는 인간이라고 합니다(37쪽). 크로그스타는 악한 남자의 전형적인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저는 돈놀이꾼에다 엉터리 변호사라는 말을 듣고 있기는 하지만, 조금은 인정이란 것을 가지고 있으니까요”(83쪽).

크로그스타는 노라가 돈을 빌리기 위해 아버지의 사인을 대필한 위조 서류를 이용하여 은행장이 될 남편에게 말하여 은행원 자리를 유지하게 해 달라고 협박합니다. 해임이 된 크로그스타는 노라에게 남편과 잘 이야기하면 말썽없이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저는 발판이 필요한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명예를 되찾고 싶습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나는 양심에 꺼리는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쫓겨나게 되었으니, 이젠 동정해서 다시 채용해 준다고 하는 것만으로서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다시 은행에 되돌아가 전보다도 한 단계 높은 자리에 앉고 싶은 겁니다. 주인 어른은 저를 위해 그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85쪽).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둡고 차가운 얼음장 밑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노라를 위협하는 크로그스타에게도 한 때 모질게 사랑하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노라의 친구 린데 부인은 친구를 위해 크로그스타를 만납니다. 린데 부인은 크로그스타가 둘 사이에 할 얘기가 없다고 하자,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해니 뭐니 할 것도 없는 극히 흔해 빠진 얘기가 아닙니까? 매정한 여인이 좀더 좋은 상대가 나타나 옛 남자를 버린 것뿐이니까”(96쪽).

린데 부인은 의지할 곳도 없는 어머니와 두 동생 때문에 장래가 믿음직스럽지 못한 크로그스타를 기다릴 수 없었노라고 합니다.

“그랬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다른 남자 때문에 나를 버릴 권리가 있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겁니다”(97쪽).

가난하게 냉혹한 인생을 살았던 린데 부인은 분별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하지만, 크로그스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러나 인생은, 남에게 남의 말에 쉽게 넘어가지 말라고 가르쳐 줬어요”(97쪽).

크로그스타는 그다지 나쁜 인간은 아니었을 겁니다. 다만 살기 위해 몸부림쳤을 뿐이지요. 크로그스타는 회개하고 용서하여 주었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 수 있지만, 차용증서를 받고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좋아하는 헬메르는 결코 자기 자신의 악을 깨닫지 못할 겁니다. 그는 끝까지 자기는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에 가장 모범적인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요(125쪽).

“당신도 나도 둘 다 살았어. 이것 봐. 그 자가 이렇게 당신의 차용증서를 돌려보냈어. 이제까지의 일은 미안하게 되었으며, 후회하고 있다고 써 있어. 마음을 고쳐먹고 행복한 생활로 들어간다고 말야. 우리들은 산 거야. 노라! 이미 누구도 당신에게 해를 끼칠 수는 없어”(116쪽).

누가 어떻다는 건 편견의 문제입니다. 인간은 본래 문제가 있는 죄인이고, 게다가 모든 인간은 대상의 한 면만 바라보기 때문에 그 면에서만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인간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오로지 딱 하나.

“그래, 그 기적 중의 기적이 일어난다면!”(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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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김두레 여자는 사랑하는 이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새장 속에 갇힌 귀여운 종달새처럼- 막연하게 행복 하노라 노래하다가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자신이 사랑의 대상이 아닌 소중한 인형에 불과하다는 것을....

남자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고생이나 가난도 참아낸다. 하지만 명예를 희생하는 남자는 없다.
명예의 사전적 뜻은,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을 말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가(인정)에 그토록 목숨을 거는 남자에게 사랑이란 한낱 소설의 진부한 소재꺼리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톨스토이의 단편집 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새장을 용감하게 박차고 자유롭게 날아가는 여자가 많지 않고, 타인의 시선은 편견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기며 사랑의 삶을 사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이러한 인류보편적인 남여의 본질적이고도 고질적인 속성(?) 성향(?)은 창조된 것인가? 아니면 타락으로 인해 변질된 것인가?
진정 인간에겐 희망이 없단 말인가!? 기적 중에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인가?

‘사실 시급하게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도덕적으로 부패한 사람뿐만 아니라, 건전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입니다.’라는 말에서 나는 희망의 세미한 빛을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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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죄송합니다. 해제를 처음 올릴 때 반복 카피하다보니 일부 문장이 반복되었습니다. 정정되었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삭제